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 아니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학병원 종양병동에서 8년째 암 환자분들과 함께하고 있는 간호사이자, 현재 종양전문간호 과정을 공부 중인 ‘온케어 간호사’입니다.
검사 결과지에서 ‘BRCA1/2 양성(Mutation)’이라는 단어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막막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암에 걸릴 확률이 그렇게 높은가?”, “우리 아이에게도 물려주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시는 보호자와 환자분들을 병동에서 참 많이 뵙곤 합니다. 하지만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은 ‘암 선고’가 아니라, 오히려 암을 미리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는 ‘강력한 예보’를 얻은 것과 같습니다. 오늘은 그 막막함을 확신으로 바꿔드릴 실질적인 대처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1. “간호사님, 이럴 땐 어떻게 하나요?”
현장에서 가장 많이 주시는 질문 세 가지를 꼽아보았습니다.
Q1. 양성이면 무조건 암에 걸리는 건가요?
아닙니다. 암이 발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적극적인 검진과 예방 조치를 통해 위험도를 충분히 낮출 수 있습니다.
Q2. 자녀들도 무조건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BRCA 변이는 50%의 확률로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녀가 성인이 된 후 유전 상담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여 검사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Q3. 유방을 미리 절제하는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이는 매우 개인적이고 중요한 결정입니다. 수술(예방적 절제술) 외에도 6개월 간격의 정밀 검진을 통해 관리하는 방법이 있으니, 의료진과 본인의 가치관을 충분히 공유해야 합니다.
2. 증상이 생기는 이유
우리 몸에는 세포가 망가졌을 때 이를 고쳐주는 ‘수리공’들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실력 좋은 수리공의 이름이 바로 BRCA1과 BRCA2입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이 수리공들이 암세포로 변하려는 비정상 세포들을 즉각 수리하거나 제거합니다. 하지만 유전자에 변이가 생겼다는 것은, 이 베테랑 수리공의 도구가 고장 났거나 숫자가 부족한 상태와 같습니다. 수리 효율이 떨어지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암세포가 자라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이죠. 즉, 병 자체가 생긴 것이 아니라 ‘방어막’이 조금 약해진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3. 간호사가 전하는 실전 관리 팁 & ‘오늘의 작은 실천’
병동에서 환자분들을 간호하며 느낀 점은, 정기 검진을 ‘숙제’가 아닌 ‘나를 지키는 의식’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훨씬 건강하게 생활하신다는 것입니다.
정기 검진의 날을 ‘나를 위한 날’로 만드세요: MRI나 초음파 검사가 있는 날은 스트레스가 큽니다. 검사가 끝난 후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 가거나 영화를 보는 식의 보상을 만들어보세요. 검진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줍니다.
가족력을 지도로 그려보세요: 막연한 공포보다는 정확한 정보가 힘입니다. 친가와 외가 3대까지의 암 발병 기록을 정리해 두면 의료진이 더 정확한 상담을 해줄 수 있습니다.
식단에 너무 강박을 갖지 마세요: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나”보다 “골고루 잘 먹기”가 중요합니다. 신선한 채소와 양질의 단백질은 우리 몸의 ‘보조 수리공’ 역할을 합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 지금 바로 휴대폰 캘린더를 열어, 다음 정기 검진일 한 달 전에 ‘검진 예약 확인 및 컨디션 관리 시작’ 알람을 설정해 보세요. 미리 준비하는 마음만으로도 불안감은 크게 줄어듭니다.
4.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표
| 관리 구분 | 주요 내용 및 방법 | 권장 주기/시기 |
|---|---|---|
| 정밀 검진 | 유방 MRI, 초음파, 유방 촬영 병행 | 6개월~1년 주기 (개별 차이 있음) |
| 약물 예방 | 타목시펜 등 호르몬 조절제 고려 | 의료진 상담 후 결정 |
| 수술적 예방 | 예방적 유방 절제술 및 난소 절제술 | 출산 계획 및 연령 고려 |
| 생활 습관 | 금연, 절주, 주 5회 이상 유산소 운동 | 매일 꾸준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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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상황별 주의사항 및 위험 신호
앞서 설명한 정기적인 관리도 중요하지만, 다음과 같은 변화가 몸에서 느껴진다면 예약일 전이라도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자가 검진 시 멍울: 유방이나 겨드랑이에서 딱딱하고 통증 없는 혹이 만져질 때.
유두 분비물: 손으로 짜지 않아도 피가 섞이거나 맑은 액체가 흘러나올 때.
피부의 변화: 유방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지거나 특정 부위가 안으로 함몰될 때.
골반 통증: 난소암 위험도 함께 높아지므로, 원인 모를 복부 팽만감이나 골반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6. 간호사의 마음을 담은 마무리
유전자 양성이라는 소식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아마 ‘죄책감’일지도 모릅니다. “나 때문에 우리 가족이 고생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 말이죠. 하지만 여러분, 이건 여러분의 잘못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미리 알게 된 덕분에 우리는 가장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확보한 것입니다.
병동에서 보면, 유전자 변이가 있어도 철저하게 관리하시는 분들이 오히려 평소 건강을 돌보지 않던 분들보다 훨씬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시곤 합니다. 여러분의 곁에는 항상 저희 의료진이 있으니,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