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 아니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학병원 종양병동에서 8년째 환자분들과 함께하며, 더 깊이 있는 간호를 위해 종양전문간호 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온케어 간호사’입니다.
병동에서 환자분들을 뵙다 보면, 암 통증 때문에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선생님, 저 마약성 진통제 계속 써도 되나요? 중독될까 봐 무서워요”라며 약을 거부하시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밤새 통증으로 잠 한 숨 못 주무시고는 옆에서 속상해하는 보호자님의 손을 잡고 “정신력으로 버텨야지”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 제 마음도 참 아플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마약성 진통제는 우리가 흔히 뉴스에서 보는 ‘약물 남용’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오늘 그 걱정을 덜어드리고,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하게 투병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전문적인 시각에서 설명해 드릴게요.
1. “간호사님, 이럴 땐 어떻게 하나요?”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병동 복도에서 저를 붙잡고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세 가지 질문입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벌써 쓰면, 나중에 통증이 더 심해졌을 때 쓸 약이 없지 않을까요?”
마약성 진통제는 ‘천장 효과(Ceiling Effect)’가 없는 약물입니다. 통증이 심해지면 용량을 조절하거나 더 강한 약으로 단계를 올릴 수 있으니 나중을 위해 지금의 고통을 참으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약 기운에 계속 잠만 자고 정신이 멍해지는데, 이게 중독 증상인가요?”
처음 약을 복용하거나 용량을 증량했을 때 나타나는 일시적인 졸음은 흔한 부작용이지 중독이 아닙니다. 보통 며칠 이내에 몸이 적응하며 사라지는 증상입니다.
“아플 때만 먹는 게 낫지 않나요? 중독될까 봐 최대한 늦게 먹고 있어요.”
통증은 이미 심해진 뒤에 잡으려면 훨씬 많은 양의 약이 필요합니다. ‘서방정(천천히 녹는 약)’은 규칙적으로 복용하여 혈중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통증 조절의 핵심입니다.
2. 증상이 생기는 이유
왜 암 환자는 일반 진통제가 아닌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하며, 왜 중독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될까요?
우리 몸의 통증은 마치 ‘불이 난 상황’과 같습니다. 일반 진통제가 양동이로 물을 붓는 정도라면, 마약성 진통제는 화재 현장에 직접 들어가 불길을 잡는 전문 소방관과 같습니다. 암으로 인한 통증은 신경을 직접 압박하거나 염증 물질을 뿜어내기 때문에 매우 강렬합니다.
이때 마약성 진통제는 뇌와 척수에 있는 ‘통증 수용체’라는 의자에 앉아 통증 신호가 전달되지 못하게 막아줍니다. 중독(의존성)은 신체적 통증이 없는 사람이 쾌락을 위해 약을 찾을 때 발생하지만, 암 환자는 ‘통증 해결’이라는 분명한 의학적 목적을 위해 약을 사용합니다. 즉, 약물이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하기 전에 이미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모두 소모되기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암 환자가 중독될 확률은 매우 희박(1% 미만)합니다.
3. 간호사가 전하는 실전 관리 팁 & ‘오늘의 작은 실천’
병원 지침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제가 현장에서 환자분들께 꼭 당부드리는 팁입니다.
통증 일기를 기록하세요: “그냥 아파요”보다는 “오전 10시에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10점 만점에 7점 정도로 왔어요”라고 말씀해 주시면 의료진이 약을 조절하기 훨씬 수월합니다.
변비는 미리 예방하세요: 마약성 진통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중독이 아니라 ‘변비’입니다. 약을 드시기 시작했다면 물을 자주 마시고, 의사 선생님께 미리 변완화제를 처방받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비결입니다.
속 쓰림이 있다면 식후에: 간혹 구역질이 나는 경우 의료진과 상의하여 구토방지제를 병용하면 금방 편해집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 지금 바로 ‘통증 점수’를 매겨보세요. 하나도 안 아픈 상태가 0점, 죽을 만큼 아픈 상태가 10점이라면 지금 나의 통증은 몇 점인가요? 만약 4점 이상의 불편함이 있다면 참지 말고 간호사나 의사에게 말씀하세요. 통증 조절은 빠를수록 효과적입니다.
4.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표
| 구분 항목 | 마약성 진통제 오해와 진실 | 효과적인 관리 방법 |
| 중독 위험 | 치료 목적 복용 시 중독 확률 매우 낮음 | 정해진 시간에 정량 복용 준수 |
| 복용 방법 | 아플 때만 먹으면 통증 조절 실패 가능성 높음 | 서방정은 규칙적 복용, 돌발 통증엔 속효성 약물 사용 |
| 내성 및 용량 | 최대 용량 제한이 없어 증량 가능 | 통증 강도 변화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전달 |
| 흔한 부작용 | 변비, 졸음, 구역질 등이 발생할 수 있음 | 수분 섭취 증가 및 부작용 조절 약제 병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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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상황별 주의사항 또는 위험 신호
앞서 설명한 마약성 진통제 복용법도 중요하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평소보다 너무 심하게 처지고 깨워도 반응이 미미할 때.
호흡수 감소: 숨을 쉬는 횟수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얕아질 때.
심한 구토 및 복통: 변비가 심해져 복부 팽만이 심하거나 약 복용 후에도 극심한 통증이 가라앉지 않을 때.
새로운 통증의 출현: 기존의 통증 부위가 아닌 새로운 곳이 갑자기 아프기 시작할 때.
위의 증상들은 약물의 용량 조절이 필요하거나 다른 합병증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지체 없이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담당 간호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6. 간호사의 마음을 담은 마무리
암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계신 환자분들과 그 곁을 지키는 보호자님, 얼마나 고단하고 힘드실지 감히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통증은 단순히 몸의 아픔을 넘어 마음까지 지치게 만듭니다. 약에 의존하는 것이 나약함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진통제는 여러분이 다시 웃고, 가족과 식사하고, 산책할 수 있는 소중한 에너지를 지켜주는 ‘방패’입니다. 오늘 밤은 부디 통증 없이 편안한 잠자리에 드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7. 참고문헌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